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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인공지능 시대 무기,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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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플립 댓글 0건 조회 60회 작성일 26-05-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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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질문하는 능력 벼리는 방법

AI 시대일수록 중요성 점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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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그는 평생 시장 바닥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답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질문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해체했다. 

아테네는 결국 그를 사형에 처했다. 질문이 그만큼 위험했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정반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질문을 입력하면 답이 나온다. 

프롬프트 한 줄이면 리포트가 완성되고 기획서가 완성되고 시가 완성된다. 

인공지능(AI)은 우리가 미처 묻기도 전에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챈다. 

답의 시대가 열렸다지만 이상하게도 그 답들이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들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질문하는 능력을 철학에서는 비판적 사유(critical thinking)라고 부른다. 

우리말로는 따져 묻는 힘이다. 단순히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발견하고, 왜 그것이 문제인지를 파고들어 더 나은 가능성을 상상하는 능력이다. 

이 힘은 학교에서 시험 점수로 측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는 순간, 이 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전혀 다른 삶을 산다.


문제는 AI가 이 능력을 대신해 주고 있다는 데 있다. 

우리는 무언가가 이상하다 싶으면 질문을 다듬어 던지는 대신 검색창을 연다. 

논리의 허점을 직접 찾는 대신 요약을 요청한다. AI가 틀린 답을 내놓아도 그냥 넘어간다. 

답이 그럴듯하면 맞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유의 근육이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위축되고 있다.


현장에서 이 변화는 더 선명하게 보인다. 

강의실에서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잠시 멈춘다. 

AI에게 물어보면 되는데 굳이 내가 왜 생각해야 하지, 라는 표정이다. 기업 회의실에서도 마찬가지다. 

AI가 만든 기획서를 두고 아무도 “이 전제가 맞는가?”를 묻지 않는다. 

속도가 미덕이 된 시대에 질문은 느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칼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칼날을 가는 사람이 없으면 결국 무뎌진다. 

AI라는 도구는 날카롭다. 문제는 그 칼을 어디로 향할지를 결정하는 사람의 판단력이다. 

판단력은 질문에서 온다. “이 방향이 맞는가?”, “우리가 놓친 그것은 무엇인가?”, “이 답이 정말 이 문제에 대한 답인가?” 

이런 질문들을 계속 던지는 사람이 AI를 도구로 쓰는 사람이다. 질문을 멈춘 사람은 AI가 내놓는 답을 그대로 삶에 이식한다.


철학은 오래된 학문이다. 하지만, AI 시대일수록 더 절실해진다. 

철학이 가르치는 것은 특정한 지식이 아니라 사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알고 있는지보다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 확신보다 질문을 먼저 꺼내는 습관, 빠른 답보다 옳은 답을 추구하는 태도. 

이것들은 AI가 대신해 줄 수 없다. 이것들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사형을 당한 것은 그의 질문이 권력에 불편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에도 질문은 불편하다. 

느리고 비효율적이고,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질문을 건너뛴다. 

하지만, 질문 없이 내린 결정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AI가 아무리 빠르게 자라나도 뿌리를 내리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AI 시대에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고전 텍스트를 읽기 위해서가 아니다. 

질문이라는 칼을 갈기 위해서다. 그 칼이 있어야 AI가 내놓는 무수한 답을 제대로 다룰 수 있다. 

이것이 인문학이 지금, 이 시대에 생존의 무기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홍순철 주식회사 이플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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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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